TmaxSoft(티맥스소프트) 입사부터 퇴사까지 (퇴사자의 티맥스 파헤치기)
<티맥스, 입사부터 퇴사까지>
안녕하세요. 개발자김모씨입니다.
오랜만의 글이네요.
또 이직했습니다! 정신이 없어, 이제야 다시 포스팅을 하게 되었네요.
artist-developer.tistory.com/18
작년 이맘 때, 반도체 회사에서 퇴사를 했었는데요.
제조업을 떠나 이직한 곳이 바로, 티맥스 였습니다.
개발자들에겐 무척 유명하면서도 이직하기엔 멈칫하게 되는 회사죠.
소문이 참 많은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학벌로 연봉을 나눈다더라~
1인 사무실을 준다더라~
오늘은 이직부터 퇴사까지.
제가 보고 느꼈던 티맥스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개발자 성지, 분당 입성!
앞서 다른 글에서 언급하였듯,
2년반의 경력을 가지고 티맥스로 이직하였습니다.
사실 티맥스로 가야겠다! 라는 건 아니였어요.
제조업계를 떠나 내 커리어를 쌓아야겠다! 라는 생각은 있었어도,
반드시 어디로 가야겠다 라는 결정은 내리지 못했었거든요.
이직을 생각하고 봤던 수많은 회사, 그리고 받았던 몇개의 연봉 오퍼에서
"지금 연차에 그 정도 연봉을 맞춰줄 수 있는 IT 기업은 없을 겁니다."
라는 말을 들었거든요.
요새야, 800만원 ~ 2000만원 까지 개발자 연봉의 급격한 인상 뉴스가 우후죽순 나오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연봉 = 반도체' 공식이 성립하던 때였으니까요.
IT로 입사한 대학 동기들보다 꽤 많이 받고 있긴 했었습니다.
물론 제가 아웃라이어 급으로 면접을 잘 보지 못한 것도 있을 겁니다...
그나마, 티맥스에서 괜찮은 조건으로 오퍼를 제시하였고,
연봉에 만족하진 않았지만, 제조업에서 IT로 도메인을 바꾼다는 점에서 이직을 결심했었습니다.
첫번째 회사에서 가장 불만이었던 것은
회사의 성장이 내 커리어의 성장과 직결되지 않는다.
개발자로서의 내 커리어가 망가지고 있다.
두 가지에서 오는 자괴감 때문이었기 때문에, IT 도메인으로 이직이 가장 시급했거든요.
그렇게 저는, 2년반의 화성 생활을 뒤로하고
분당으로 가게 됩니다.
아, 이것이 자유의 맛인가
티맥스의 자유로움은 아아....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제가 있었던 삼성도, 자율출퇴근제부터 개인의 자유로움을 최대한 보장해준다고 생각했지만,
티맥스는 정말
"자유의 끝이 있다면, 바로 여기일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과연 어떤 자유로움이 있었을까요?
첫째. 1인~2인 사무실!
퇴사 직전 짐을 다 빼고 찍은 사진입니다.
소문대로, 티맥스는 1인~2인 사무실을 제공해줍니다.
저는 이거야말로, 티맥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나만 있는 내 공간에서 일하는 것 이상의 최고의 복지가 있을까요?
저는 가장 구석진 1인 사무실을 배치받았던 덕분에,
유령처럼 조용히 회사를 다닐 수 있었죠.
(일을 안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
크기가 넓진 않지만, 나만의 공간에서 간섭없이 일한다 라는 것은 정말 매력적이죠.
퇴사를 한 지금도 가장 그리운 문화이자 시스템입니다....
둘째로, 마사지실 + 헬스장!
헬스장이야, 요새 헬스장 있는 회사들은 많으니 논외로 치더라도,
마사지실이 대박입니다.
사진은 꽤 별로처럼 나왔지만......
꽤 넓은 마사지실이 1층에 있고,
마사지사 4 분이 상주해 계십니다.
매달 다음달의 마사지 예약을 하는 날이 정해져있는데요.
경쟁이 굉장히 치열합니다. 그만큼 마사지사 분들 솜씨가 훌륭하시다는 말이죠.
저는 마사지 받는 걸 꽤 좋아해서 시중 마사지실에 자주 다니는데요.
20분정도 마사지를 하다 고객이 잠들어버리면 시늉만 하는 타이마사지 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1시간을 꽉 채워서 매운맛 마사지를 해주셔서 피로가 정말 싹- 풀립니다.
셋째. 업무시간 자유
티맥스는 완전자율출퇴근을 허용합니다.
미리 지정된 회의만 없다면,
열시에 출근하든, 오후 한시에 출근하든 상관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제도는 수많은 회사들에도 있었는데요.
제가 있었던 삼성의 경우에는 출퇴근 기록이 시스템 상에 남아서,
월말에 최소근무시간인 40시간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는데요.(바쁘지 않은 시즌에)
티맥스는 제도상으로는 8시간 이상의 근무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딱히 이를 모니터링하거나 이로 인해 경고 메일이 오거나 하진 않습니다.
(제 퇴사 직전에 이를 악용해서 N잡을 뛰신 분이 징계로 퇴사조치 되어서...지금은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자율출퇴근이 본부장님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강해서...
10시경이 되면 연구원들이 다 출근했는지를 돌아다니면서 검사하시는 분도 계십니다.(팩트)
회사의 방침으로는, 완전 자율출퇴근이 가능하므로(전문연구요원 제외)
출/퇴근 시간이나, 업무 중간의 출입이 평가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물론 이도, 본부장님에 따라....)
심지어, 엄청난 장점은,
헬스장, 마사지 받는 시간이 업무 시간에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와우)
저도 건너들은 거긴 하지만,
박 교수님(오너)께서
"업무시간에 무엇을 하던, 연구원의 자유이다"
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마인드만큼은 정말 외국계 시죠.
근데 이건 뭐....사실 사람마다 장점으로 느낄지 case by case 인 게...
업무시간 중간에 은행을 가야한다거나 병원을 가야할 때는
눈치없이 갈 수 있어 매우 유용하겠지만,
애초에 포괄임금제인 탓에,
OverTime 수당(야근비)가 없어서 업무시간을 체크하지 않는다는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정리하자면,
티맥스는 자유의 끝 그 어딘가에 있는 회사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지만! 여기서 끝낼 수는 없죠.
그렇다면 왜 저는, 티맥스를 빠르게 탈출했을까요?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자유!를 뒤로 하고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학벌지상주의
티맥스만의 독특한 문화입니다.
학벌별로 연봉이 달라요.
학사 - 석사 - 박사가 연봉이 다른 건 당연한 것 아니냐구요?
그 학벌이 아닙니다.....
같은 학위 기준, 졸업 학교의 레벨 입니다.
구체적인 연봉까지는 대외비이기에 여기에서 공개할 순 없지만,
석사 기준으로
설카 / 포연고 / 서성한중 / 경아인
정도로 급이 나뉩니다. (오너께서 카이스트 교수 출신이어서 포항공대가 한 레벨 낮다는 소문..)
같은 학위여도, 출신 학교에 따라 입사 연봉이 다르게 제시됩니다.
학벌 = 업무 능력 의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체감하였고,
사회 전반으로도, 특히 개발자는 학벌보다는 포트폴리오로 채용하는 시대인데,
굉장히 구시대적인 채용 및 연봉 제도인 것이 분명하죠.
심지어, 전공여부보다 학벌이 중요합니다.
학사~석사까지 코딩 한번 해보지 않았거나, 교양 수준의 코딩 강의 한개를 들은 고학벌 석사를 높은 연봉으로 입사시켜
분당의 코딩학원을 보내주었다는 엄청난 히스토리가 있죠.
(고액연봉 받으시면서 회사 돈으로 코딩 학원도 다닐 수 있었던 당신은...갓....)
저는 굉장히 쇼킹이었던 점이
N년 입사로 반도체 분야 연봉으로 경력 이직한 저보다,
위의 탑급 학벌 석사 신입 연봉이 더 높더라구요........?
뭐 사실, 저는 타인의 연봉과 제 연봉을 비교하기보다는
연봉은 제 스스로의 싸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괴감이 들진 않았지만
신기한 제도인 것만은 확실하네요.
경력 이직 시, 출신학교 해당년차 티맥스 재직자의 현재 연봉도 고려한다고 하니
티맥스로 경력 이직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은 참고하세요.
둘째. 전문연구요원들의 퇴사 릴레이 (시니어의 부재)
여기서 골때리는 문화가 시작됩니다.
위에서 언급된 탑급 석사 신입들은
사실 전문연구요원 병역특례제도로 들어오신 분들이에요.
티맥스는 전문연 분들이 회사 임직원 중 체감상 절반 이상입니다. (오피셜은 아닙니다 그만큼 많아요)
전문연은 군대 대신 회사를 3년동안 다니는 것인데요.
전문연들의 연봉을 별도로 낮게 책정하는 일반적인 회사들과는 달리,
티맥스는 전문연 연봉을 일반 임직원과 똑같이 책정합니다.
그렇기에, 석사를 마치고 오신
상당히 젊으신(20대 후반~30대 극초반) 분들이 회사에 굉장히 많으신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전문연 분들이 3년 복무기간을 마치자마자 이직 러쉬를 하는 것에 있습니다.
티맥스에서의 3년 경력과 티맥스에서 받은 높은 연봉의 원천징수영수증을 기반으로
바로 경력 이직을 해버리시는 거죠.
그래서 티맥스에는 시니어 레벨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시니어가 없다보니, 30대중반~후반 분들이 본부장을 맡고 계신 일이 허다한 것은 물론이고,
팀원들 대부분이 비전공자 + 전문연 + 3년이하 주니어레벨 인
엄청난 사태에 빠져 있죠.
자 생각해보시죠. 그럼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될까요?
전체를 보는 시각을 가진 리더급의 가이드가 없어지는 겁니다.
감히 비유하자면,
진흙탕에서 다같이 굴러보자! 언젠가는 되겠지?
라는 분위기가 되는거죠!
이전의 이슈 해결에 관한 히스토리가 없다시피하고,
해당 이슈를 해결했었던 사람은 이미 퇴사를 하고 없기에,
같은 이슈가 발생할 때 이전과 같은 맨땅에 헤딩을 반복하게 되더라구요.
제가 가장 불만이었던 점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개발자로서의 커리어 성장을 기대하고 온 회사에서
모두가 다 주니어이며, 가이드를 제시해 줄 리더급이 없다는 점은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전문연 분들의 퇴사는
티맥스가 대한민국 IT 시장에서 최고의 회사가 아니고,
우린 각자의 커리어와 연봉이 가장 중요하기에,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요.
시니어의 부재는 제 퇴사의 가장 큰 이유였다 할 수 있겠네요.
정리해보자면요.
티맥스는 나쁘지 않은 회사입니다.
오히려, 자유의 관점에서 보면 네이버나 카카오보다 훨씬 좋은 회사라고 볼 수 있어요.
독학을 통해 스스로 혼자 성공할 수 있다 는 자신감이 있으신 분이라면,
티맥스에서 자유와 성장 모두를 가지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퇴사 후 어떻게 되었냐구요?
지금 제가 일하고 있는 곳입니다.
여의도 어딘가에서 세번째 직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약 4년동안 꿈꿔왔던 회사에
돌고돌아 마침내 왔다구요!!!!
DREAMS COME TRUE!!!
음...비IT분들은 잘 모르시는 회사지만,
개발자들끼리는 다 아는 그 회사! 에 오게 되었습니다.
증권 시장의 개발자는 또 많이 다르더라구요.
제조업 -> IT -> 증권업 으로 온 개발자로써, 어떤 점들이 다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이제야 비로소 수습이 끝나고, 정직원이 되었으니
조만간 여의도 개발자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후속이야기는 아래 링크로 오세요!
https://artist-developer.tistory.com/42
오늘은 여기까지.
구독과 댓글의 관심은 개발자 김모씨에게 큰 힘이 됩니당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