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공부 하지 마라! (Feat. 비전공자의 코딩 공부?)
<코딩 공부를 시작하려는 당신에게>
-프로그래밍 공부 하지 마라!-
안녕하세요. 개발자김모씨입니다.
오늘은 무거운 주제를 솔직하게 풀어보려 해요.
4차 산업혁명이다. 제2의 IT버블이다 하면서
프로그래밍이 기본 소양이 되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얼마전에도, 친구에게 연락이 왔었습니다.
"요새 개발자가 대세라던데, 나도 코딩이나 배워서 개발자 해볼까?"
연초에는 사촌동생도 저에게 물어봤어요.
"형 나 이대로 가면 취업 안될 것 같은데, 코딩 배워서 개발자할까?
개발자 요새 돈 엄청 벌던데....?"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비전공자분들, 최근에 IT 회사들 연봉 1000만원 2000만원씩 올려줬다는 기사에
이런 고민을 해보시지 않으셨나요?
현업 개발자분들,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고 있으시진 않나요?
년차는 4년에 불과하지만,
제조업 - IT - 금융 이라는 3개 도메인의 IT직군을 경험해보고
수많은 신입/경력 면접을 보았던 현직 개발자로써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Point 1. IT 업계와 개발자의 현재
가장 먼저 이 이야기부터 해야겠죠?
IT 업계부터 이야기해볼까요?
맞아요.
여러 언론들에서 이야기하다시피, IT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백화점, 마트, 마켓 등 전통적인 B2C 산업군들이 IT와 연계하여 활로를 찾고 있음은 물론이고,
소위, 네카라쿠배토당야 라고 불리는 IT 서비스 업종은 제조업계 시총을 뛰어넘을 만큼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죠.
시장과 산업의 성장과 함께
세상은 더 많은 개발자를 필요로 하는데,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일까요?
국내만 들여다봐도, 개발자 수가 한정되어 있기에
기업끼리 인력 뺏기 다툼이 벌어지고 있죠.
연초에 다들 언론에서 접했듯,
연봉과 복지를 인상하며 우수한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도태가 곧 적자를 의미하는 IT 업계에선 개발 인력이 부족하여
프로젝트 기간이 늘어난다거나,
버그를 기한 내에 수정하지 못해 서비스 출시 후에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보다
끔찍한 일은 없으니까요.
이러한 업계 흐름에 따라,
개발자들의 몸값 또한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물론, 이는 우수한 개발자에 한정되지만요.
IT 업계와 개발자의 현재와 미래는 최고다 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과연 그럴까요?
우리 개발자들은 지금 행복한 오늘을 살고 있나요?
안타깝게도,
정답은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입니다.
Point 2. IT 업계와 개발자의 현재(지옥 버전)
언론에는 잘 나오지 않지만,
우리들은 잘 알고있는 그 진실을 말해보죠.
네카라쿠배토당야....
최근에는 그 뒤에 여러 기업들이 더 붙어 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런 기업들은 소위, 네임드 기업입니다.
이미 상장을 해서 주가와 시총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거나,
현재 유니콘(상장 전이나 예상 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기업들이죠.
위의 연봉 인상 이미지에 나온 게임산업 IT 기업들도 마찬가지이구요.
이렇게 나눠 볼까요?
이름을 들어본 회사 vs.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회사
물론, IT 업계에는 SI나 솔루션을 개발하는 B2B 성격의 기업들이 많기에
'비전공자나 업계 비종사자가 이름을 들어봤느냐'로 이분법하기에는 부적절하지만,
편의를 위해 우선 나눠서 생각해봅시다.
업계 비종사자도 이름을 들어본 기업들은
이미 어느정도 궤도권 위에 올라있는 기업들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스타트업 VC 로 따지면 B 또는 C 시리즈 상태인 기업들인 경우가 많고,
이미 어느정도 캐시카우를 확보했으며, 시장을 꽤 장악했고, 재정적으로 탄탄한 기업일 확률이 높죠.
그러나,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현실은 어떨까요?
비율로 따지면, 전자와 후자 중 어떤 기업이 더 많을까요?
그럼, 후자에 속한 기업에 다니고 있는 개발자들은 어떨까요?
수많은 기업들이 창업하고 폐업합니다.
사업을 시작하는데 큰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IT 업계는 더 빈번하죠.
재정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중소기업에서 임직원의 연봉과 복지를 더 잘 챙겨줄 여력이 있을까요?
업계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놀랍게도 아직도 초봉으로
2,200 ~ 2,800을 제시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리고 그 마저도 포괄임금제인 것이 대부분 이구요.
위의 네카라쿠배토당야 기업들의 초봉이 5~7천에 육박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괴리감이 엄청나죠.
아래 최근 블라인드에서 핫했던
중소기업의 현실과 관련된 이미지를 잠깐 볼까요?
그래요.
이게 현실입니다. 여러분.
언제 세상이 우리 편이었나요....? ㅋㅋㅋㅋㅋㅋ
세상은 냉혹하고 집요하죠. 언제나 그랬듯.
심지어,
네카라쿠배토당야 같은 기업들과 게임 IT 업계 연봉이 점핑을 한 것도,
그만큼 개발자들이 대우받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라는 업계 평가가 많습니다.
최근까지 연봉이 그만큼 낮았고 복지가 적었기에,
기업에서 그정도의 가파른 상승을 시켜줄 여력이 많았다는 거죠.
괜히 구로의 등대 / 판교의 등대가 IT 회사들의 별명이었을까요.......
아니땐 굴뚝에 연기 안 나는 법이죠....
그럼,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Point3. 나는 아웃라이어(Outlier)가 될 자신이 있는가?
여러분은 '퍼스트 펭귄'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겁이 많은 펭귄 무리는 바다에 뛰어들기를 주저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펭귄 무리 중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들어, 무리를 이끄는 펭귄을 흔히 '퍼스트 펭귄'이라고 부릅니다.
이에서 착안해, 전체 무리를 이끌어 변화를 주도하고 혁신을 창출하는 인재를 '퍼스트 펭귄'형 인재라고 부르죠.
이와 비슷한 의미로, 아웃라이어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의 범주를 넘어 성공을 거둔 사람" 이라는 뜻인데요.
쉽게 말하면, 뮤턴트나 초능력자들 또는 히어로 정도를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세상은 1%의 천재가 이끌어간다는 말이 있죠?
IT 업계 역시 이 법칙이 통하는 곳입니다.
1%의 아웃라이어는 기업 전체의 혁신을 이끌어 갈 파워가 있어요.
그렇기에 그 사람들은 엄청난 대우를 받으며 수많은 이직과 연봉 인상의 기회를 독점하죠.
평범한 직장인이자 개발자로 3 곳의 회사를 전전하다보니,
부서별로 한 명 꼴로, 또는 회사별로 두세 명의 아웃라이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오래 지나지 않아(도태되기 전에, 고이기 전에)
이직을 하며, 커리어와 연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죠.
이를 개발자 전체의 비율로 확대해볼까요?
전체 개발자들 중 아웃라이어 들은 신입/경력을 포함해
네카라쿠배토당야 등의 유수의 IT 기업을 다니겠죠?
또한 그들 중에서도 아웃라이어 들은
FAANG(Facebook, Amazon, Apple, Netflix, Google) 또는 MAGA(Microsoft, Amazon, Google, Apple)로 이직을 하게 됩니다.
자 그럼,
프로그래밍을 생각하시는 비전공자, 업계 비종사자 여러분.
여러분은 아웃라이어가 될 자신이 있으신가요?
https://www.youtube.com/watch?v=u_kvcvvqTes
최근 흥미롭게 본 뉴스를 공유드려요.
6개월만 다니면 취업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국비학원, 취성패(취업성공패키지) 학원들의 아웃풋이 실제로 어땠는지.
사실 다른 사람이 어땠는지는 중요하지 않죠.
여러분은 저들을 제치고, 아웃라이어가 될 준비가 되셨나요?
결론
주제가 워낙 무거운 탓에,
말하려고 했던 의도가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다만, 조금 우려스럽습니다.
언론과 우리 사회가, 개발자와 IT 업계를 너무 포장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저는 지금도, 퇴근 후 하루 2~3 시간 씩은 개인적으로 공부와 개발을 위해 사용합니다.
다녔던 회사들에서 존중받는 40~50대 개발자 분들을 봐도
도태되지 않기 위해 회사와 집에서 남는 시간에 공부를 여전히 하고 계세요.
개발자는, 평생을 공부해야 되는 직업입니다.
평생 엉덩이 싸움이고,
책상에 앉아 모니터 들여다보기를 좋아하고
하루 온종일 오류 1개를 고치기 위해 끙끙대는 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하죠.
함께 대학은 나온 친구들도
전공이었던 컴퓨터공학을 버리고 일반 직군으로 이직한 사람들이 허다합니다.
꿈꿔온 직장 생활은 이런 게 아니고,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버틸 수가 없다구요.
비전공자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개발자로써 우월감이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저 또한 오류에 숨막히는 날이면 한번씩
개발자로 살아가는 하루하루에 현타가 오기도 하고, 일반적인 사무직군들이 부러워지기도 해요.
그래도 대부분의 날들에서
'개발을 마쳤을 때, 오류를 해결했을 때 그 순간순간'에서 재미와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전 이 직업이 나한테 맞구나 하는 확신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요.
요새 개발자가 핫하다더라, IT 전망이 좋다더라라는 이야기들만 믿고
학원을 등록하시거나,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하시기보다,
개발자라는 직업은 어떤 직업이고, 이 직업이 나한테 맞는지
부터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어느 직업이든, 잘 맞는 사람과 잘 안 맞는 사람은 분명히 있기 마련이고,
각자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서는
좀 더 재밌고 나한테 맞는 직업을 선택해야 할 테니까요.
약간은 안타깝고 걱정되는 마음에
주절주절 했네요 오늘은.
다음 게시글은 좀 더 라이트한 주제로 찾아오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와 관심은
개발자김모씨에게 큰 힘이 됩니당당당
감사합니다.